뜨거운 블랙핑크·시원한 밴드…4년만 월드투어, '라이브의 맛' 제대로 [종합]

입력 2022-10-16 19:02   수정 2022-10-16 19:03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4년 만에 재개한 대면 월드투어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올 라이브, 밴드 구성으로 오프라인 공연의 맛을 제대로 살린 이들은 두 시간 내내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남다른 클래스를 자랑했다. 무대, 사운드, 퍼포먼스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그야말로 작정한 무대였다.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는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 서울 공연을 개최했다. 전날에 이은 2회차 공연이다.

블랙핑크는 이틀간 총 2만여명의 팬과 만났다. KSPO DOME은 콘서트 개최시 1만 5000여명의 관객 수용이 가능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스탠딩석을 없애고 좌석을 축소해 전석 지정석으로 오픈했다. 안전한 환경과 공연의 완성도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올림픽공원역에서부터 공식 응원봉인 뿅봉(뿅망치 모양의 응원봉)을 들고 환한 미소를 띤 팬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팬덤 파워는 물론 대중성까지 큰 그룹답게 남녀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공연장으로 향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 학생부터 커플까지 고른 팬 분포가 인상적이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공연은 13분 지연 시작했다. 화려한 불꽃과 함께 블랙핑크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포문을 연 곡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이었다. 가슴을 울리는 시원하고 힘 있는 밴드 사운드 위에서 블랙핑크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단숨에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휘파람'까지 소화했다.

블랙핑크가 월드투어를 열고 대면으로 팬들과 만나는 건 무려 4년 만이다. 오프닝을 마친 후 리사는 "어제 정말 떨렸다. 오늘은 시작 전에 제대로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멤버들과 얘기했는데 막상 올라오니 긴장된다. 어제와 달라진 게 없다"며 웃었다. 이어 지수는 "약 4년 만에 다시 월드투어를 하게 됐는데, 첫 시작이 서울이라 뜻깊다. 서울에서 에너지 받아 갈 수 있게 오늘 같이 뛰어놀고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같이 노래 불러주실 준비 됐나요?"

로제의 외침과 함께 본격적인 '블랙핑크 월드'가 열렸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정규 2집을 발매,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는 등 막강한 글로벌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콘서트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세트리스트 구성을 비롯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무대 곳곳에 녹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 핑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블랙핑크는 이번 공연에 고유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화려한 연출, 완성도 높은 사운드, '본 핑크'를 상징하는 여러 오브제를 한데 모아 '월드 클래스'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무대를 완성해냈다.

계속해 '돈트 노우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와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등 팬들이 기다렸던 곡의 무대들이 펼쳐졌다. '러브식 걸즈'를 부를 때는 T자형 돌출 무대로 나와 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도 했다. 멤버들은 객석에 가깝게 붙어서 팔을 들어 올리고, 폴짝폴짝 뛰며 팬들과 신나게 호흡했다. 평소 팬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유명한 블랙핑크답게 블링크(공식 팬덤명)와 가까이서 소통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번 콘서트에는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두아 리파, 차일디시 감비노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탄생시켰던 스태프들이 디자인, 세트, 영상 등 작업에 참여했다. 여기에 YG와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베테랑 국내 제작진도 의기투합해 압도적인 스케일을 구현해냈다.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는 V자 형태의 리프트 무대를 활용해 군무가 더 웅장하게 느껴지도록 했다. '핑크 베놈(Pink Venom)' 전주에서는 돌출 무대 상단부에서 3단 조명 구조물이 내려와 날카로운 레이저를 쏴 시선을 끌었다. 무대 중앙에 설치된 LED 스크린에서는 곡별로 분위기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영상이 흘러 나와 블랙핑크의 퍼포먼스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단연 돋보인 건 '라이브'라는 공연 자체의 본질에 충실하게 올 밴드 구성을 취했다는 점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진행했던 온라인 콘서트에서도 블랙핑크는 오리지널 밴드 사운드와 아티스트의 호흡에 초점을 맞췄던 바다. 타 그룹들이 AR, VR 등 화려한 영상 효과로 테크니컬적인 면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라이브 공연의 본질에 집중한 선택은 당시에도 큰 호평을 얻었다.

공연 중반부부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밴드는 풍성한 사운드로 블랙핑크의 거친 에너지와 최상의 시너지를 냈다. 멤버들은 "월드투어 때부터 쭉 함께해 온 패밀리"라며 밴드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핑크 베놈' 무대 중간에는 YGX의 댄스 브레이킹 및 군무에 이어 밴드 세션의 독주가 펼쳐져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관객들은 "너무 재밌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단체 무대 외에도 기존 솔로곡에 새로운 커버까지 풍성하게 세트리스트를 채운 블랙핑크였다. 지수는 카밀라 카베요 '라이어(Liar)'를 커버했고, 로제는 '하드 투 러브(Hard To Love)',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를, 리사는 '라리사(LALISA)'와 '머니(MONEY)로 무대를 꾸몄다. 제니는 곡명이 정해지지 않은, 미공개 신곡 무대를 펼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라 캄파넬라'의 격정적인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되자 객석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신곡 '셧 다운' 무대 내내 관객들은 기립한 상태로 떼창을 쏟아냈다. 이어 '뚜두뚜두', '포에버 영(Forever Young)', '붐바야'까지 히트곡 릴레이가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블랙핑크는 약 두 시간을 라이브로 내달리면서도 지치는 기색 없이 탄탄한 실력을 자랑했다.

앙코르로는 '붐바야', '예 예 예(Yeah Yeah Yeah)', '마지막처럼' 등을 선보였다.


서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블랙핑크는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에서 K팝 걸그룹 최대 규모의 150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 월드투어에 나선다. 출발점이 될 북미공연은 25~26일 댈러스를 시작으로 휴스턴, 애틀랜타, 해밀턴, 시카고, 뉴어크, LA 등 7개 도시에서 총 14회 진행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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